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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일상/디저트는 또 뭘 먹나

트리플 초콜릿 생크림 가나슈 케이크와 바이든 vs 트럼프 미국 대선의 결과와 BLM에 대한 단상

by Noah1124 2020. 11. 8.



미국의 46번째 대통령을 결정짓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의 양 후보인 바이든과 트럼프, 트럼프와 바이든이 맞붙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무려 5일에 걸친 개표는 오늘로써 거의(더 이상의 변수는 없다고 판단될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조 바이든은 자신의 고향인 스크랜튼이 있는 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접전을 펼친 끝에 개표 초반에 무려 백만 표 정도 나던 차이를 우편 투표에서 최종결과 불과 삼만여 표 차이로 뒤집는 기염을 토하며 11월 7일 오늘 날짜로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매직넘버' 270에 도달해 현재까지 214명을 확보한 데 그친 트럼프에 압승을 거두며 미국의 제46번째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트럼프의 패인을 본격적으로 분석하자면 물론 많게는 수십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물론 COVID-19, 즉 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에 국가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모습과 심지어 미국 대통령 자신의 코로나 감염이라는 최대 악재에 불과 3일 만에 퇴원 후 건재함을 과시한 가히 엽기적(!)이라고 까지 불릴 만한 황당한 대처일 것이다.




두 번째(비중이 큰 이유라기 보다는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 들어간) 로는 아무래도 Black Lives Matter, 즉 'BLM'으로 대표되는 인종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데에 대한 격렬한 거부 반응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나 자신도 이 문제에 관해 굉장히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미합중국'이라는 나라는 제각기 다른 나라들의 '연합 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 나라이다. 이러한 구조로 되어 있는 나라에서 외부의 적들(중X이라던가 아니면 X국이라던가)과의 갈등과 마찰을 일으키는 와중에 동시에 국내에서도 또 다른 형태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다는 점은, 아무리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 시키려는 방편 이었다고는 하나, 말 한마디에 국제 정세에 영향을 끼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취해서는 안 될 정책 기조였다.




생뚱맞은 타이밍에 말해 보자면 여러 번 언급했지만 나는 초콜릿 마니아다. 그래서 얼마 전에도 초콜릿 케이크 시트에 휘핑한 생크림과 코코아 파우더를 섞은 카카오 휘핑크림을 바르고, 그 위에 따뜻한 생크림에 초콜릿 칩을 듬뿍 넣어 녹인 가나슈를 부어 굳힌, 초콜릿 디저트의 결정체 라고도 할 수 있는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어 먹었다. 도대체 미국 대선과 니가 만들어 먹은 초콜릿 케이크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문득 이 케이크에서 BLM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흑인들, 즉 'African American' 은 크게 나누어 그 옛날 노예제도에서 인종차별의 대상이 되었던 남아프리카 흑인들, 거기에 속하지 않은 흑인들로 나뉜다. 우리가 황인종이기 때문에 모두 같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지 않듯이, 흑인종 역시 '흑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는 하나 모두 다른 피부톤을 가진다.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의 안쪽에 담기는 흑갈색을 띤 케이크 시트, 생크림과 카카오 가루가 섞여 옅게 밝은 빛을 띠는 연갈색의 코코아 크림, 깊고 진하며 광택이 나는 갈색의 가나슈.. 마치 미국이라는 나라에 흑인이라는 인종적 범주 안에 살면서도 저마다의 색을 내며 어우러져 사는 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단지 나 자신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인종 차별은 인간으로서 보편적으로 지양해야 할 매우 부도덕한 사고방식, 행동양식이다. 이번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라는, 엄밀히 말해 역대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고 말하기는 힘든 후보가 미국 역사상 최대(물론 인구의 증가라는 측면도 있겠으나)의 득표수를 얻고 인종 차별을 대놓고 조장한 유일한(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압도적으로 꺾은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서로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보완해 주며 오히려 서로의 장점을 더 살려주어 그 끝에는 큰 행복감만을 만들어 내는 초콜릿 케이크의 재료들처럼, 이번 미국 대선의 결과가 다른 인종과 다른 이념, 다른 가치를 가진 이들이 서로 갈등과 반목하기 대신 서로 보완하고 종국에는 하나로 어우러져 더 많은 행복을 만들어 내는 미래로 나아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


재료


초콜릿 케이크 시트 -


Devil's food 케이크 믹스


계란 세개


식용유 1/3컵


물 한컵


코코아 휘핑크림 -


생크림 한컵


설탕 1/4컵


코코아 파우더 두 스푼


가나슈 -


생크림 한컵


초콜릿 칩 한컵


만드는 법


1. 그릇에 케이크 믹스와 계란, 식용유, 물을 넣고 거품기로 3분 정도 잘 섞는다.


2. 케이크 틀에 기름칠을 하고 밀가루를 약간 뿌린 뒤 털어낸다. 케이크 믹스를 붓고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35-40분 동안 굽는다.


3. 그릇에 생크림과 설탕을 넣고 2/3정도 휘핑한다. 코코아 파우더를 넣고 마저 단단하게 휘핑한다.


4. 케이크를 오븐에서 꺼낸 뒤 완전히 식힌다. 가로로 2등분 한 뒤 두 장 사이에 휘핑크림을 바른다.


5. 생크림을 냄비에 붓고 약불에서 끓기 전 뜨거워질 정도로만 데운다.


6. 그릇에 초콜릿 칩을 넣고 생크림을 붓는다. 1분정도 기다린뒤 고무 주걱으로 완전히 섞일 때까지 잘 젓는다.


7. 케이크 위에 6.의 가나슈를 골고루 부은 뒤 냉장고에서 식힌다.